최근 패션에 민감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복을 재해석한 패션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 한복은 가격이 비싸고 입기도 불편해서 사람들은 명절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에만 한복을 입어왔다. 하지만 한복의 대중화를 꿈꾸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속속 브랜드를 론칭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한복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체크무늬나 줄무늬의 천으로 저고리를 만들거나, 저고리의 팔 부분과 치마의 길이를 짧게 줄이기도 하고, 조선 시대와 고려 시대 남성들이 입었던 '철릭'을 원피스 형태로 만들기도 하는 등 기존 전통한복을 새롭게 디자인한 생활한복은 평소에 입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생활한복에 관심이 많다는 여대생 김지연(21) 씨는 "요즘 나오는 생활한복들은 입고 길을 다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예쁘다"며 "저고리와 스키니진을 함께 입으니 더욱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생활한복은 전통한복을 맞추는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저렴해서 인기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판매하고 있는 생활한복 가격대는 10만 원 안팎이다. 사이즈도 기성복과 같이 스몰, 미디엄, 라지, 엑스라지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 인터넷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직장인 황 모(25) 씨는 생활한복 전문 온라인 가게인 리슬(www.leesle.com)에서 '리넨 민소매 철릭 원피스'를 7만 9천 원에 구매했다. 그는 "요즘 나오는 생활한복은 운동화 한 켤레 값 정도라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복에 대한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다시 알리려는 '한복데이'도 인기다. 관광객과 시민을 대상으로 특정한 날에 지정된 장소에서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이 축제는 생활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작년까지 전주에서만 열리던 행사를 올해 부산 울산 대구 대전에서도 동시에 열었다.
지난 4일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한복데이에 참가했던 대학생 최소미(22) 씨는 "1만 원을 내면 한복을 빌릴 수 있다고 해서 줄을 섰지만 인파가 너무 많아 발길을 돌렸다"며 "사람들이 한복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기존의 전통한복보다 한결 편안한 생활한복을 입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국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의상을 세계인들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인터넷 블로그나 커뮤니티에는 한복 차림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젊은이들이 현지인들과 찍어서 올린 사진이나 여행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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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위지 시민기자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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