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한복한 인생 - 리슬 LEES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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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0312.html

한겨레신문 20140807 최우리 기자

 

[전문]

27살 한복 디자이너의 ‘좌충우돌 성공기’

등록 : 2014.08.07 19:53 수정 : 2014.08.07 22:10

 

한복 디자이너 겸 한복집 사장 황이슬씨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자신이 만든 생활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만화 ‘궁’ 보다가 퓨전한복에 반해
비전공자 황이슬씨 ‘온라인 창업’
중년층·예복 중심 시장서 초반 고전
한복생활 공개 등 마케팅으로 반전

화사한 색감에 세련미 호평 이어져
젊은층 인기 끌며 월매출 2500만원
“창업 원하면 차별화 전략·노력 필수
반드시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해야죠”

하늘색 치마와 하얀 저고리는 후텁지근한 여름날과 잘 어울렸다. 빨간 머리 아가씨는 자신이 만든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을 보며 웃었다. 외국인들이 입고 있는 한복은 부모 세대가 입던 한복과 달랐다. 퓨전 사극 드라마에서 방금 나온 것 같은 화사한 색감에 젊고 세련된 감각이 우러났다. 저고리는 짧게 올렸고, 남성 한복도 소매나 바지의 통을 줄였다.

지난 4일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한복 입기 체험행사에서 만난 황이슬(27·사진)씨는 한복 디자이너다. ‘손짱디자인한복’이라는 업체를 운영한다. 월 매출 2500만원인 성공한 사업가다. 본점은 전북 전주에 있다. 직접 디자인한 한복은 주로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판다.

디자인 전공자도 아닌 그가 한복에 빠져든 것은 대학 1학년 때다. 공무원이 되려고 전주에 있는 대학의 산림자원학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복에 꽂혔다. “만화 <궁>을 보는데 완전히 새로운 한복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반팔 한복과 미니스커트 한복을 보고 반했어요. 만화 주인공이 한복을 입고 일상에서 데이트하고 생활하는데, 거리낌 없는 게 보기 좋았어요.” 조선 왕실이 현재까지 존재한다는 가상 역사를 배경으로 한 <궁>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젊은이들의 인기를 모았다.

여느 젊은이처럼 미래가 막막했지만 이상하게도 한복만은 자신있었다. 대뜸 창업에 나섰다. 통신판매업자 등록비 4만5000원이 황씨의 창업자금이었다. 커튼집을 하는 부모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투리와 재봉틀을 가까이에 두고 살았다. 이런저런 소품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딸만 넷인 딸부잣집 큰딸 황씨에게는 한복을 입어줄 모델도 많았다. ‘똑딱이 디카’로 자신이 만든 한복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거의 못 벌었죠. 한 벌에 10만원 정도 했는데, 처음 1년여는 한달에 20만~30만원 정도 버는 게 고작이었어요.” 50~60대 고객에 예복이 중심인 한복 시장에서 20대가 입을 평상복과 파티복을 만들고 싶어한 황씨의 도전은 험난했다.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의류학과 대학원까지 다녔다.

마케팅은 젊고 발랄했다. 한복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영어 누리집을 만들고 페이스북으로 한복을 소개했다. 황씨의 블로그에는 그가 직접 한복을 입고 생활하는 모습이 소개돼 있다. “진정성 있는 제 삶을 보여주는 것도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제가 즐기는 걸 공감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황씨는 요즘 ‘일상과의 조화’ ‘한복의 대중화’에 관심이 많다. ‘한복스럽지 않게’ 일상의 옷차림으로 한복이 스며들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소재도 면이나 데님 등 일반 옷감을 쓴다. 한복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고름이나 깃 같은 요소만 남겼다. 단순하고 절제된 그의 한복은 가르치려 하지 않고 젊은층의 감각을 향해 몸을 낮춘다.

“큰 성공을 한 건 아니지만 주변에 꿈을 찾지 못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죠. 창업을 원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별화 전략과 함께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반드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황씨에게 한복은 ‘밥이자 꿈’이다. 좀더 많은 이들과 만나길 바라는 황씨는 8일 오후 4시(서울 홍대 입구), 오후 6시(서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메세나폴리스) 생활한복 패션쇼를 연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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